2025년 평화문화진지 8기 입주작가 결과보고전《작아졌을 때 보이는 것들》
한여름 평화문화진지는 한참 자라나는 나무와 벌레, 꽃이 지천이었다.
네 사람이 모여 이 특별한 레지던시 공간에서 발견한 자연과 생명을 단체전의 테마로 정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에른스트 슈마허의 문장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누며
점점 각자가 생각하는 작아지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정의했다.
김예림은 나를 벗어나 식물과 동일시되는 순간을 꼽았고,
심가연은 작아진다는 것은 약해지는 것으로 쉴 곳을 찾아 숨는 동식물을 발견했다.
윤승희는 버려지는 존재들의 작아짐에서 새로운 쓸모를 재발견하였고,
솔정은 작아졌을 때 보이는 시선을 조명하여 이들의 시선을 담았다.
• 전체 전시공간
• 김예림 작가 / 공연장, 전망대
작아졌을 때 보이는 것들 – 작아졌을 때 들리는 노래
이 작품은 식물의 생체신호를 사운드로 변환하는 실시간 체험형 사운드 전시입니다. 작가는 매일 같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생각들과 각자의 무게를 짊어진 채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지치고 힘든 순간 식물과 마주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위안과 연결성, 그리고 확장감을 경험했습니다. 이 작업은 바로 그 순간의 감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식물은 햇빛, 수분, 이산화탄소 등을 통해 광합성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도도를 사운드로 변환함으로써 관람객은 식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소리로 듣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식물과의 연결을 통해 보다 거대해진 세상과 부정적인 순간들 마저 작은 반딧불이로 변하는 미지의 세계를 두드릴 준비를 하고, 작아져야 비로소 더 크고 넓은 세계와 연결된다는 역설적인 감각을 작품 속에서 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안내자로 식물이 함께합니다.
복잡하고 무거웠던 생각들이 식물과의 연결을 통해 반딧불이처럼 작고 아름다운 빛으로 변해가는 과정 속에서, 관람객 역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회복과 감정의 순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평소 경험하는 감각에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 감각을 탐구하게 됩니다.
• 심가연 작가 / 전시실 1, 평화광장, 베를린장벽
작아졌을 때 보이는 것들 – 쉴 곳
우리는 어떨 때 작아질까요? 약해졌을 때 세상이 더 커 보이고, 나는 아주 작아집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딘가로 숨어요. 아무도 모르는 곳을 찾아 완전히 쉬고 싶어요. 나의 쉴 곳이 어디일까요? 따가운 햇빛을 피해서, 억수같이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해서, 싸늘하고 차가운 눈발과 바람을 피해서, 나보다 힘이 세고 사나운 동물들을 피해서 안전하고 편안한 나 혼자만의 동굴을 바늘과 털실과 종이로 짓고 물감으로 꾸몄습니다. 나는 충분히 쉬다 갑니다. 그곳에 당신도 놀러오세요.
• 윤승희 작가 / 전시실 2
아주 작고 느린 순간들 속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세계가 모습을 드러낸다. 폐소재에는 시간이 남긴 결이 고스란히 쌓여 있다. 사라짐과 생성이 이어지는 그 결을 따라가다 보면, 보이지 않던 질서와 감각이 천천히 깨어난다. 부서지고 흩어진 잔해들 속에서 기대어 새로운 형태를 만들고, 그 안에서 남은 것들은 다시 숨을 쉰다.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며,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바라본다. 나는 버려진 재료 속에서 ‘사라짐과
남음’의 관계를 관찰한다. 폐플라스틱, 폐유리, 폐목재와 같은 재료들은 한때의 기능을 잃었지만, 그 안에는 누군가의 시간, 흔적, 기억이 담겨 있다. 그 재료들이 다시 하나의 형태로 이어질 때, 나는 그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세계’를 본다. 단단하게 굳고, 녹아 흐르거나, 부서져 흩어지는 과정 속에서 물질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 방식을 바꿔가며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낸다. 나의 작업은 느린 변화의 기록이다. 거대한 변화보다 사소한 움직임에, 완성보다는 과정의 시간에 귀 기울인다. 작아질 때 비로소 보이는 세계. 그 속에는 우리가 놓치고 지나온 수많은 관계와 감각들이 숨어 있다. 나는 그 작은 세계의 흔적을 통해, 사라지는 것들 속에서도 여전히 이어지는 세계의 결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 솔정 작가 / 공유공방 1
작아졌을 때 보이는 것들 – 작아져야만
시대를 불문하고 세상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몸집을 키울 것을 부추겨왔습니다. 내가 차지한 자리를 더욱 넓히고 높이는 것만이 가장 이상적인 삶의 방향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큰규모와 높낮이의 시선으로만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가 놓치는 것들이 얼마나 많던가요? 이번 전시는 작아졌을 때 혹은 작아져야만 보이는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우리가 잊고 지낸 아름다움을 다시 조명합니다.
- 2025년 하반기 평화로운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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